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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2023-06-07 회고록

by Bebsae 2023. 6. 7.

요즘은 그냥 산책하면서 오리무중..

 

안녕하세요. 근 1년간 블로그 활동을 하지않다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복귀하게 되었네요. (사실 그동안 많은 내용들을 블로그가 아닌 노션에 정리하느라 블로그에 작성할 것들도 많이 쌓인 상태..ㅠ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기록할겸, 생각을 정리할겸,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라며 두서없이 긴 글을 적습니다.. 

 

블로그 활동을 할 당시, 세상 물정 모르고 꿈과 열정이 넘쳤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앞만 보고 달리며, 나만 잘하면 된다 라는 마인드로 살아왔던것 같아요. 그래서 일반 개발 직군의 직장과 함께 인공지능 특수대학원을 같이 병행하고, 졸업 논문도 쓰고, 추가로 국내 학회에서 논문 하나를 더 투고 했네요. 

 

여차저차 아는 형의 소개로 A라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첫 데이터 분야의 경력이네요. 아무리 대학원을 졸업했다지만, 사실 대학원에서는 가르쳐주는 것보다는 혼자 공부하고 연구하는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저는 특수대학원이라 일반대학원분들은 아닐 수도 있지만, 아는 일반대학원생 분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물론 케바케겠죠. 

 

본론으로 돌아와, A 스타트업에서 많은걸 배우고 실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산전수전도 같이 겪은것 같네요. 입사할 당시 AI 엔지니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딥러닝에 대해 무지했던 것 같습니다. (Transformer 아키텍처도 제대로 이해 못하는..) 입사하고 나서 첫 한달은 거의 공부만 했던 것 같네요. 자연어 처리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서 BERT 모델까지 공부하고 컨퍼런스를 진행했습니다. 역시 돈맛에 의해 하는 공부는 잘될 수 밖에 없더군요.

 

그 후로도, 다양한 자연어 모델을 기반으로 새로운 자연어 다운스트림 태스크들을 연구하고, 스터디도 같이 병행하면서 다른 딥러닝 도메인의 지식들도 수평적으로 넓혀갔습니다. (Generative, Multi-Modal) 사실 입사 당시에 연봉보다는 Transformer가 판을 치고 있었던 시기라.. 이놈을 정복해서 다른 모델을에 대한 이해도를 높혀야 겠다는 심정으로 입사했습니다.

 

그렇게 지금은 새로운 논문을 읽고, 쿠버네티스에 학습한 모델을 서빙하는데 부담이 없을 정도가 된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딥러닝만 하다보니 점점 엔지니어링 역량이 퇴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논문을 읽어서 결국에는 서비스로서 활용되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Udemy를 통해 쿠버네티스를 추가로 공부하고, Helm으로 Airflow나 Redis도 AWS EKS를 통해 배포해보는 아주 진귀한 경험도 쌓았습니다. (솔직히 딥러닝 보다 점점 DevOps, MLOps쪽이 점점 재미있어짐..ㅋㅋ)

 

그렇게 평화롭기만 할줄 알았던 나날이 2023년 4월 불현듯 산산조각 났습니다. 급여일 2주전.. 갑자기 회사측에서 상황이 어려워 직원 절반을 해고시킵니다. 거기에 급여도 안나온다고 하네요. 동료들하고 정이 많이 들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1주 뒤에는 저희까지 해고해버립니다. 알고보니 4대 보험료도 수개월 미납상태에 4월 급여도 못받고 여러 돈으로 복잡한 문제가 얽혔습니다. 물론 지금은 고용노동부와 4대보험 미납료건으로 형사고소에 들어가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사실 회사가 이렇게 기울어진것은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입사 당시에도 전 유료로 A 스타트업의 재무재표를 결제해서 봤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보셔야 할 것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라 생각합니다. 매출액 자체는 클 수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줄여서 BM이라고들 하죠)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기업은 투자유치로 인해 매출액이 클 수 있지만, 당기순이익은 적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결국 투자액으로 회사를 운영하게 되고, 회사에는 자금이 남아있지를 않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자사 솔루션에 의해 발생하는 지속적인 매출로 운영을 하고, 투자받은 금액은 일부 새로운 곳에 사업확장 혹은 심화를 위해 투자되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제가 놀란 점은 대표라는 작자가 무책임하게 잠수타고 급여 2주전에 통보때릴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다못해 TIPS라도 선정이 되었다면 좀더 나았을텐데.. )

 

그 후로,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기 위해 여러군데 찔러는 보고 있지만 마음처럼 쉽게 이직이 되질 않네요.. 이 글을 작성한 시점이 불경기지만, 일단 저번 A 스타트업에서 있었던 일로인해 기업을 거르는 기준이 더 엄격해진것 같습니다. 하지만, 취업이 안된다고 해서 그 기준마저 버리고 모험을 하기에는 정말 위험하다는걸 느꼈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참고할만한 경험이 되었으면 하네요. 

 

다음 회고록에서는 이보다 다음 스텝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에도 수많은 광탈과 함께 저의 멘탈은 갈리고 있지만, 새로운 선택지가 그만큼 생겨나고 있거든요. 취준하시는 분들,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같이 힘냅시다. 당분간 블로그에 이쁘게 노션에 정리했던 내용들을 마이그레이션 하는 시기가 될테니,, 자주 보러 와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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